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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칼럼 입축구 :: 공을 가진 골키퍼는 여전히 골키퍼여야만 하는가?

  • Domit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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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어

현대 축구는 그 이전에 비해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발전했지만, 골키퍼는 특히 많은 발전이 있었던 포지션이죠. 지난 11월 13일 팟캐스트 입축구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다뤄주셨는데, 허락을 받고 이를 텍스트로 정리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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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그렉 (좌) / 고든 뱅크스 (우)

현대 축구 이전부터 오랜 세월 이어져왔던, 막고 세이브하는 골키퍼의 수동적인 역할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만 같죠. 하지만 해리 그렉은 펀칭이라는 개념을 구체화시켰으며, 고든 뱅크스는 세이빙 기술에 대한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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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 야신

전설적인 골키퍼 레프 야신은 그 이전 골 에어리어 내 직선적인 움직임 위주로 대각선 방향은 수비에게 일임했던 당시 골키퍼들과는 다르게, 골키퍼의 수비 범위를 대각선 범위까지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그의 탁월한 세이빙 능력 외의 역량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골키퍼의 고전적인 요소조차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와 발전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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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축구 역사상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인 오프사이드 룰 개정과 백패스 룰 개정이 있었습니다. 오늘 보다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은 바로 후자, 동료의 백 패스를 골키퍼가 손으로 잡지 못하게 되는 1992년의 룰 개정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 이후로 골키퍼도 발로 공을 다룰 수 있구나, 혹은 다뤄야 하는구나라는 인식의 전환이 찾아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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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니 수비사레타

이에 격렬히 반대했던 인물 중 하나가 수비사레타입니다. 그는 이 룰 개정을 두고, 골키퍼를 배척하고 반反하는 처사라고 주장했죠. 실제로 이후 그의 경기력이 저하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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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스 훅

이때 두각을 드러낸 인물이 프란스 훅입니다. 요한 크루이프에 의해 아약스 골키퍼 코치로 선임된 인물이죠. 그리고 때마침 반 할이 아약스 감독으로 부임합니다. 이때 반 할이 지니고 있던 포지션 플레이, 전술론적 관점과 프란스 훅이 가지고 있던 룰 개정 이후의 골키퍼에 대한 관점이 상당히 일치했고 프란스 훅은 골키퍼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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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데 사르

그런 반 할과 프란스 훅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바로 에드윈 반 데 사르입니다. 당시 90년대는 기존의 올리버 칸, 피터 슈마이켈 같은 기존의 고전적인 가치에 부합하는 골키퍼들이 있는 가운데 반 데 사르 같은 진보적인 유형의 골키퍼가 등장하던 전환의 시기였기에, 당시 반 데 사르가 발을 통한 플레이를 펼치다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지금에 와서야 그런 플레이가 어느 정도 재평가되고 있다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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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발데스

이후 반할 이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부임하며 프란스 훅 또한 바르셀로나 골키퍼 코치로 따라 이직했는데, 이 시기에 그들이 키워낸 골키퍼가 바로 빅토르 발데스입니다. 최근 펩 과르디올라는 자신이 바르셀로나에서 이뤄낸 것들은 발데스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인터뷰한 바 있는데, 프란스 훅이 키워낸 여러 명의 걸출한, 진보적인 골키퍼들이 우연의 산물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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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쾨프케

이런 변화를 가져간 것은 아약스뿐만이 아니었는데요. 독일은 유로 2000 당시 1무 2패, A조 4위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짐을 쌌고, 이에 위기감을 느낀 협회 차원에서 대대적인 개혁을 감행하게 됩니다. 그 일환으로 독일 국가대표팀 골키퍼 코치 전권을 부여받은 안드레아스 쾨프케의 선임입니다. 쾨프케는 프란스 훅과 상당히 비슷한 철학을 가진 인물인데, 그는 단지 국가대표팀의 골키퍼 코치 임무를 넘어서 독일 내 골키퍼 코치들의 라이센스 교육 과정까지 지도하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독일, 분데스리가 내 모든 골키퍼 코치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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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어 (좌) / 테어 슈테겐 (중) / 얀 좀머 (우)

이러한 개혁은 명확한 결과물을 낳았는데, 노이어, 테어 슈테겐, 레네 아들러, 랄프 페어만, 스벤 울리히, 올리버 바우만, 스위스 출신이지만 슈테겐의 뒤를 이어 묀헨글라트바흐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얀 좀머까지 분데스리가는 이런 현대적인 골키퍼를 쏟아내다시피하고 있습니다. 이런 선수들은 분명히 계획된 유소년 교육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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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페어만

이런 분데스리가 골키퍼들의 진보적인 성향은 랄프 페어만의 사례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바인치얼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샬케는 골키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이 아니었고 페어만도 그런 플레이를 보여주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바인치얼이 부임하고 페어만을 활용하자, 그런 플레이를 능숙하게 수행해낸다는 것이죠.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슈테겐 또한 자신이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그러한 가르침을 받았고 그대로 플레이하고 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가 골키퍼에게 요구하는 플레이가 익숙하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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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facebook.com/juegodeposicion/videos/285249381854062/


입축구 패널로 담론을 이끌어나가셨던 장영훈 코치님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아주 좋은 영상을 확인할 수도 있는데요. 해당 영상에서 Player out으로 표현되는 게 스테판 라이나르츠가 발견해낸, 승리와의 상관 계수가 0.6에 달하는 Packing이라고 볼 수 있겠더군요. 그만큼 골키퍼가 11번째 필드 플레이어처럼 플레이해 주는 게 팀의 승리에 큰 기여를 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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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하트

또한 이런 플레이 방식 외에도 아직 골키퍼가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은 남아있는데, 대표적인 게 신체적인 부분입니다. 축구 선수는 상당히 뛰어난 수준의 유산소 능력을 요구받는데, 골키퍼의 경우 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죠. 따라서 미식축구 선수들처럼 무산소 능력에 대한 훈련에 더 많은 투자가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노이어가 뛰어난 주력을 바탕으로 넓은 커버 범위를 자랑하는 것 같은 플레이가 보다 많은 골키퍼들에게서 가능해질 수도 있고요. 실제로 최근 분데스리가에서는 미식축구 피지컬 트레이너를 골키퍼 피지컬 트레이너로 영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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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어

현지에서 수비, 예방의 관점에서 노이어가 최고 평가받고, 볼을 소유하고 플레이하는 건 슈테겐이 더 위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시간이 흐르면 피지컬과 테크닉 양면에서 더 높은 수준의 골키퍼가 등장할 수도 있겠죠. 한 사람의 축구 팬으로써 앞으로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출처 : http://www.podbbang.com/ch/8419?e=22131193 (축구 팟캐스트 입축구)

이 이야기는 축구 팟캐스트 입축구 84-2화에서 다뤄졌던 내용인데요. 허락을 받고 글로 작성해보았습니다. 감명 깊게 읽으셨다면 팟캐스트를 들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

댓글 7

황족마드리드 2016.12.24. 17:32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저도 포지션에 관한 칼럼 비스무리(...)한 걸 쓰고 있지만 역사랑은 조금 안친해서요..

저도 언젠간 골키퍼에 관한 글을 쓸 것 인데 유익한 정보 얻고 갑니다!!

댓글
천사시체 2016.12.24. 17:34
혹시 칼럼 작성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요?
댓글
황족마드리드 2016.12.24. 18:34
 천사시체

꼽사리지만...

더많은 분들이 보실수 있으면 하는 바램...

댓글
Domitoy 작성자 2016.12.24. 21:28
 천사시체
네이버 플레이어 동영상이 아이프레임 태그로 업로드되지 않습니다
댓글
천사시체 2016.12.24. 21:36
 Domitoy
뭔소린지 모르겠다!! 일단 전달합니다
댓글
포르자맑쇼 2017.01.08. 17:27
크 입축구 청취자 분이시네요 요새 안하셔서 아쉬워요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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